바나나 껍질
  
 작성자 : HeavenArtist
작성일 : 2018-04-30     조회 : 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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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껍질


집 안 대청소를 한 후, 음식물 쓰레기를 담은 봉투를 들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봉투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러 복도로 걸어가는데, 바닥에 바나나 껍질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버린 지 좀 되었는지 심하게 갈변이 되어 있었고, 껍질이 여러 갈래로 갈라진 채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참나! 너무 상식 없는 사람이네. 어떻게 음식물 쓰레기를 저렇게 버릴 수 있지?’
맛있게 바나나를 먹고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툭 던져 버린 사람을 생각하니 화가 났습니다.
저걸 그냥 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순간 고민이 되었고,
누군가로 인해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짜증나기도 했습니다.
‘어떡하지? 어차피 청소하는 아줌마가 치울 텐데 그냥 갈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몇 초간 고민을 하다가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살짝 집어 들고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미끌거리는 바나나껍질을 손가락으로 잡으니 찝찝하고 영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밖으로 나가니, 찬바람 때문에 바나나 껍질을 집어든 손이 너무 시렸습니다.

음식물 수거함은 각 집의 음식물 수거 전용카드를 대면 수거함 문이 열리고, 
거기에 음식물 쓰레기를 부어 넣으면 무게가 찍히고, 카드를 다시 대면 문이 닫힙니다.
그리고 한 달 무게를 합산하여 매달 관리비에 각 집의 음식물 수거 비용이 청구됩니다.
‘복도에 함부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 사람이라면 매너도, 상식도 없는 사람인데,
왜 내가 그 사람이 함부로 저지른 행동까지 책임을 져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드를 수거함에 대니 문이 열렸고, 더욱 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내가 다른 사람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내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버려줘야 하지?
10원이든 20원이든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그런 사람 때문에 내 돈을 쓰려니 아깝다.’
고민하다가 바나나 껍질을 던져 넣었고, 봉지에 담았던 저희 집 음식물 쓰레기도 같이 털어 넣었습니다.

양손에 들었던 음식 쓰레기를 모두 버리니 마음도 후련해지고, 쾌쾌한 냄새도 더 이상 나지 않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가방에서 물티슈를 꺼내서 손까지 깨끗이 닦고 나니 더욱 상쾌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상황을 겪으면서 무언가 마음에서 깨달아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아, 누군가 함부로 버린 쓰레기를 내 쓰레기처럼 버려주니 기분이 좋은 것처럼,
누군가의 죄를 대신 회개해주는 일도 무척 보람되고 행복한 일이겠구나.
설령 상대가 그걸 몰라줄 지라도 주님 앞에 그 사람의 죄를 대신 회개하면, 
그 사람의 죄가 용서되어 영적으로 깨끗해질 수 있겠다.
회개 기도를 대신 해 주는 것은 그 사람의 죄를 대신 없애주는 것과 같아.
주님도 나의 죄를 대신 회개해 주셨고, 그로 인해 나는 용서받을 수 있었어.’
죄인지도 모르고 지었던 저의 수많은 죄들까지도 주님이 대신 회개해 주셔서 
제가 깨끗해질 수 있었음을 깊이 깨닫게 되니 주님께 진정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세상에는 ‘죄’인지 모른 채 매일 죄를 짓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죄’는 음식물 쓰레기와도 같아서 그냥 두면 악취가 나고 곰팡이도 피고 벌레도 생깁니다.
제 멘토 목사님께서, 상대가 알든 모르든 그것을 따지지 말고 
그들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하나님께 꼭 기도해 주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죄를 대신 회개하는 것이 얼마나 값지고 큰일인지를 강조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의인들의 기도로 죄악으로 가득한 이 세상도 깨끗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나나 껍질 하나를 대신 버려준 것뿐인데 기쁘고 보람까지 느껴진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가족들의 죄도, 제 옆의 형제자매의 죄도, 이 땅에 사는 모든 자들의 죄도 
용서해 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해야겠노라 다짐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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